예수는 남자인가

예수는 남자이다. 이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기독교는 원래 여자와 어린이의 종교이다. 하나님을 아빠라고 부르고 어린이가 자신의 나라에서 더 귀중한 존재임을 주장하고, 공적 사역에서 항상 소외된 여성을 먼저 찾았고, 자신의 모든 생각을 뒷받침할 가장 근본적인 증거(부활)를 여성에게 처음으로 보여준 사람이 바로 예수였고, 그 예수를 교주로 삼고, 그의 가르침을 전체 신앙 체계에 중심에 두고 있는 종교가 바로 기독교이다.

그런데 왜 기독교는 이렇게 남자의 종교가 된 것일까? 고대 유대인들에 의해 기록된 문서를 근본적으로 다른 해석을 가한 예수의 관점과 무관하게 해석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될 것이다.  가부장 족장의 영웅담에서 모성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야곱의 이야기에서  리아와 라헬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을 수밖에 없고, 내용도 비굴할 수밖에 없다. 해석자의 책임은 더 크다. 자기 안에 내재하고 있는 고정관념을 인지하지 못한 또는 안한 해석은 남성중심적인 사고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그리스도의 관점을 배제한 독해는 그런 시각을 교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코스타를 살펴보자. 열심히 일을 할 때는 다 같이 하지만 중요한 의제설정이나 평가를 하는 회의 때 여성 간사들의 자리가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을 돌본다거나 하는 현실적인 이유와 구조적인 이슈에 관심이 적다는 성향의 이유가 있겠지만 그것을 예상하고 조직에서 배려하는 구조가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여성의 시각에서 검토되어야 할 policy들이 점검되거나 수정되는 일이 없게 되고, 그래서 그렇게 많은 여성들이 참여하지만 주제는 말할 것도 없고 여성성이나 여성 지도력에 대한 세미나도 하나 없는 것이다.

기독교 조직을 운영할 때도 자기 안에 내재하고 있는 남성중심적 고정관념을 인지하지 못하면 또는 안하면, 공동체를 그리스도의 관점에서 보지 않으면 이런 현상을 교정할 수가 없다. 비그리스도적인 사회에서 남성성의 우위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그리스도의 관점을 갖지 않으면 공동체의 운영에 여성성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의도적으로 그리스도의 관점을 갖지 않으면 성서 독해에서 모성을 찾을 수 없는 것과 같다. 그것이 비그리스도적인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리스도의 관점에서 여성을 특별히 배려해야 하는 것, 그것은 나사렛 예수를 중심으로 하는 기독교의 핵심이다. 예수는 남자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