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정론

행정학과에서 사실 행정학과 정책학을 다 다루고 있는데 관리보다는 정책이 시사적인 내용이 많아서 정책과 관련된 과목들이 반응이 높은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행정론을 다루다 보니 의외로 행정이라는 기능에 흥미를 끌만한 다양한 현상들이 있는 것을 발견했고 이것을 잘 엮으면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커리큐럼도 개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행정의 역사를 살펴보면 발전국가의 행정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현상들, 다른 나라의 정치, 행정구조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들이 많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최순실 국정농단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87년 체제가 어떤 한계가 있어 개헌이 필요한가. 87년 헌법은 정치적 민주주의에만 관심을 가져 행정과 정책과정의 민주화는 외면하였고 발전국가의 유산을 그대로 계승하여 제왕적 대통령제의 제도적 기반을 제공하였고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위해서는 정치가 아닌 정책의 민주화를 위한 제도적 민주화가 요구되기 때문이라 생각이 정리되었다. 실질적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구현하는 노력을 하는 국가가 필요하고 이러한 국가가 운영되기 위해서 행정과정과 정책과정의 민주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적 민주화를 위해 87년 헌법의 개헌이 필요하다. 입법과정, 예산과정을 포함한 전반적인 정책과정에 참여와 연대의 경로를 제도화하여 정책의 내용과 지향이 민주주의의 가치를 고양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Interests, Identity, Ideology, Personal Appeal

현대통령이 상당기간 높은 지지율을 받기를 바란다. 성과를 낼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을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정치적인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정치적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정치현상을 이해하기 위하여 그간 보았던 정치학 책들을 정리하면 대강 다음과 같다. 먼저 이익중심의 설명에 의하면 가장 다수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중위투표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정책을 추진하면 된다. 중간층의 이익을 대변하면 가장 많은 수의 표를 얻을 수 있다.

둘째, 정체성 정치 identity politics에 의하면 다수집단과 정체성을 공유하고 그들과의 연대성을 강화하는 작업을 해야한다. identity는 역사적인 경험을 공유하면서 장기에 걸쳐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단기간에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가능한대로 정체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에 있는 집단들이 우리 집단으로 자기정체성을 규정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여기에는 우리집단의 공유된 경험의 강조도 있지만 적대세력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전략도 중요하다.

셋째, 정치적인 가치 중심의 설명은 당연히 이념적인 수준에서 중도적이면서도 사회개혁적인 입장을 추진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정치이념에 대한 사회분위기에 맞추되 지나치게 편승하지 말고 설득과 수용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현재의 한국사회의 이념적 지형을 고려할 때 진보적인 이념적 좌표를 취하는게 필요하다.

넷째, personality politics의 입장에서 보면 개인적 호감을 유지하고 매체를 최대한 잘 활용하여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타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외면적 이미지 뿐 아니라 잘 준비된 메세지, 언어적인 매력 매우 중요하다.

문대통령은 18대에 interest politics에서 매우 취약했었고 personality politics에서도 다소 미약했었다. 정체성 정치에서는 알려진 바와 같이 역사적 경험을 공유한 강한 지지집단이 있었고 여기에 정치적 가치가 가미된 수준이었다. 19대에서 interest politics와 정치적 가치의 입장이 다수의 지지를 받으면서 높은 지지율을 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 정치, 행정, 정책의 개혁을 하는 과정에서 네 가지 측면을 적절히 고려하여 말 한마디, 행동가지 하나하나에 플러스가 되도록 유의하면서 개혁어젠더를 이끌어나가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내 생각에 interests, identity, ideological, personal politics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볼 때 가장 주도면밀하게 접근하고 지지층을 최대한 확보해나가고 있는 인물, 향후 가장 가능성 높은 정치 지도자는 안경쓴 젊은 도지사인 것같다.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과학자집단이 기본적으로 합의하는 분석의 틀이 전환되는 과정을 보면 사실 개인이 정치적 또는 종교적 세계관을 바꾸는 과정과 유사한 점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영어에서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이라고 할 때 과학의 변화와 개인은 세계관의 극적인 변화를 동시에 의미하는 점은 이를 잘 보여준다.

과학에서 기본적인 설명인 근본이론이 설명력과 예측력에서 현실과 괴리가 있기 마련인데 이것을 경험적 세계와 이론의 차이로 볼 것인가 이론의 근본적인 결함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새로운 이론이 등장하고 이 이론이 설명과 예측에 있어서 보다 정확성이 높다는 사실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더 많은 과학자들이 지지를 받게 되면 전에 있던 이론이 버려지고 새로운 이론이 채택되는 과정을 겪는다. 과학자집단의 근본 이론에 있어 이러한 변화가 생기면 이를 한 분야의 과학의 혁명으로 명명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가 사회적인 차원에서 집단적 지성의 변화라고 할 때 개인의 세계관의 변화는 개인 안의 다수의 경험과 인지, 의사결정의 네트워크인 지성의 종합적인 판단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전자가 과학자네트워크라면 후자는 의사결정단위의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이 정치적 또는 종교적 세계관을 바꾸는 과정을 보면 개인이 과거 쌓아온 다양한 경험에 대해서 스스로 이해하고 설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기본적인 설명의 틀과 현실의 현상들과의 괴리에 대하여 심각성을 인식하고 보다 나은 설명의 틀에 대하여 열린자세를 갖고 적극적인 탐색과정을 통하여  보다 우수하 설명의 틀을 발견하고 수용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과학자사회가 새로운 이론이나 지식에 대하여 열려있고 합리적인 과정으로 적극적으로 검증해가는 메커니즘이 안정적으로 제도화되어 있을 때 발전이 가능하다. 개인의 경우도 자신의 생각의 틀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회의를 품어야만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다. 어떤 하나의 세계관에 절대적 가치를 부여하는 순간 우상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Everything Must Go

 

Everything Must Go 7/10

연극적 요소가 많은 드라마형식의 영화를 좋아하는데 이 영화의 연출을 그런식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는 알코올 중독 외에 뭔가에 중독되어 있는 현대인의 모습에 대하여 모든 것은 언젠가 떠나야 한다는 것이라는 상기시켜준다. 떠나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억지로 갖고 있으려하는 욕구때문에 중독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모든 것은 떠나야 하는 것이라는 점을 받아들일 때 새로운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성현의 말씀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관료조직도 공범이다

재벌도 공범이라는 주장이 공감을 받고 있는 상황에 관료조직도 공범이라는 애너로지도 가능하다고 본다. 국정농단에 관료조직의 적극적인 관여의 모습을 볼 때 관료조직이 피해자 코스프레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관료조직의 부역은 문화산업뿐 아니라 사회의 다양한 분야의 건전한 발전에 심각한 위해를 끼친 점에서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본다.

지속가능발전과 관련되어 문제는 지속가능발전에 관한 지표들이 대부분 지속가능한 발전의 원인이나 조건이 아닌 양태나 결과에 관한 내용을 모니터링하는데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왜, 어떻게 지속가능성이 형성되는지, 어떤 사회적 조건으로 지속가능성이 유지되는지에 대한 탐구가 부족하고 이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여 어떻게 지속가능하지 않은 발전을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데 있다. 지속가능성은 생태계적인 자생적인 질서가 형성되어 유지될 수 있을 때 가능하다는 점을 간과되고 있다.

경제를 생태계로 이해하는 관점에서 keystone species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적용해볼 수 있을 것같다. 경제나 산업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keystone species가 활동력을 가지고 유지될 때 경제생태계 및 산업생태계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산업정책의 요체는 keystone species의 역할을 하는 산업이나 기업을 찾아내고 이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하여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마련해주는 일이 될 것이다.

이번 사태는 관료조직이 문화체육분야뿐 아니라 사회의 중요한 분야를 해집고 다니면서 keystone species를 파괴한 사태로 그 사회적 악영향은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여기에 관료조직의 책임은 심대하며 관료조직에 대한 징벌적 책임추궁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보람, 공정성

나라를 박살낸 인간들을 빨리 교도소로 보내도 기초부터 다시 세워야 할 시점이다. 새로운 사회, 경제를 설계해야 하는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무엇으로 설정할 것인가, 하위가치이자 목표는 무엇인가, 목표들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의 담론이 필요하다. 이후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한 개혁프로그램을 구상하면 될 것이다.

최종의 가치는 행복이라기 보다는 보람이 맞을 것같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존경할 만한 무언가를 달성한 뿌듯함, 충족감을 달성한 사회와 개인, 경제와 기업이라면 좋지 않을까 싶다. 책임있는 성숙한 개인과 이들이 참여하고 연대하여 함께 하는 공동체가 이런 보람있는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국가와 사회.

이를 위해 달성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질서는 공정성일 것이다. 이것이 확보되어야 다른 모든 규범적인 가치가 의미가 있게 될 것이다. 공정성이 근간으로 자리잡은 사회에서는 일이 많고 힘들어도 보람을 느끼며 할 수 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분에 대한 수용도 높아질 수 있으며 경제활동의 효율성도 장기적으로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개헌

이원집정부제로 가던지, 내각제도 가던지를떠나 개헌의 내용이 중요한데, 행정의 핵심은 정책관리, 조직관리, 인사관리, 재정관리이고, 현재의 국정농단을 방지할 새로운 제도설계의 방향은 대통령에서 의회로, 대통령에서 내각으로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권한을 재배치하는 것이다. 조직관리에서는 정부조직법에 특별한 지위부여, 재구조화 과정에 의회에 특위설치, 이를 통해서만 입법안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일반입법과 다른 과정 거치도록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재정관리에서는 예산결의안의 형식으로 예산의 총괄적 내용을 의회가 결정하는 방식으로 예산편성권의 일부를 의회로 이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정책관리에서 핵심은 감사원의 독립기구화, 회계감사의 의회이전이 요구된다. 집행부서뿐 아니라 총괄부서인 기재부, 총리실 모두 무력했다. 정책감사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으면 국정논단이 이루어질 수 있었겠는가라는 질문을 해본다면 정책감사기능의 헌법적 독립기구화가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