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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亞入歐

대한민국은 脫亞入歐를 분명히 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같은 사례가 잘 보여주듯이 국제관계에서 문명권 간의 충돌이라는 현상이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을 경시하면 안된다.

중국몽의 근간이 동아시아 중화 조공체제이라는 세계관이자 문명에 대하여 분명히 결별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새로운 문명권으로의 편입과 독자적 하위문명권의 구축이라는 두 가지 방향의 그랜드 국가전략이 요구된다.

일본이 탈아를 고민할 때 시간적으로 전근대적인 역사와의 단절을 통한 근대화와 공간적으로 청일, 로일전쟁을 통한 독자적인 영향력 공간의 확보를 경험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도 중화문명권의 권위주의와 국가주의로부터 분명히 차별화하고 조공체제의 군사적 경제적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국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반민주주의, 단지 독재가 아니라는 수준의 정치체제에서 자유주의 이념에 어긋나는 제반 가치관과 사회제도를 공격적으로 분쇄하고 demo에 의한 국가권력의 완전한 복속이 구현된 민주정치체제를 확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동원할 수 있는 군사력, 물리력, 경제력의 극대화를 통하여 체제를 위협하는 외부세력에 대해 압도적인 위협을 상시 유지해야한다는 것도 시사한다.

민족이라는 상상의 공동체이자 허상에서 벗어나 문명이라는 현상의 공동체이자 실체로 국가의 방향을 전환하여야 한다. 민중에 의한 통치와 시장에 의한 경제와 공동체에 의한 자율이 확립된 새로운 문명권으로 향하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

총서

우리집에 대대손손 지켜야할 훈요10조를 만들었는데 그중 제2조는 “책값과 부조금은 절대 아까워하지 마라”이다. 제2조에 대한 시행령으로 “아파트는 못사더라도 세계적인 출판사들의 전집은 웬만하면 장만하라”와 “경사는 부조금만 보내도 되나 애사는 꼭 방문하여 애도하라”이다.

책이라는 게 생각날 때 뻗어서 손 닿는 곳에 있어야 볼 수 있는 것이지 그 때서야 인터넷 찾고 파일 뒤지고 하면 벌써 마음이 흐트러진다. 그리고 인류의 지식창고에 해당하는 세계적인 출판사의 총서 “very short introduction series”, 이와나미 문고, 프랑스의 갈리마드시리즈(우리나라 번역본은 시공디스커비러총서)이런 것들은 쉽게 관심갖기 어려운 주제들도 접근할 수 있게 주제와 설명을 잘 하고 있다. 독서에 있어 편식을 하면 잘못되기 때문에 인류의 중요한 지식에서 빠뜨리지 않고 접해볼 수 있도록 해주는 총서류가 긴요하다.

이런 책들 성경책 읽듯이 손에 들고 읽는 것이 흑백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르네상스적 마인드를 함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총서의 다양한 주제를 쭉 훑어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 복잡한 세상을 어느 정도 복잡한 그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니 이런 총서를 돈 좀 들여서 세트로 구비해놓고 심심할 때 하나씩 꺼내 읽어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야말고 교육의 요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번에 시공디스커버리총서 장만에 이어, 이번에는 아쉬운 점이 많긴 하지만 노력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총서시리즈인 살림지식총서 1-100 셋트를 아그들의 교보재라는 명분으로 질렀다. 사실은 내가 갖고 싶어서. 이거 이제 600번째 책 바라보는데 전권 사도 이백이면 된다. 앞으로 천천히 전권 마련해보려고 한다.

아메리칸대학과 대한민국

얼마 전에 다른 회사 부장님들과 회의를 하게 되었는데, 부장님들이 또 라떼는 어땠다는 둥 라떼 시전하는데, 속으론 짜증나지만 웃으면서 그냥 들어주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런데 러떼는 어땠냐고 화살을 돌리는 거다. 그게 왜 궁금하십니까라고 대답해줄까 하다가 그랬다가는 심기경호에 실패할 거 같아서 그냥 내가 이런 저런 경로로 단편적으로 들었던 아메리칸대학와 관련된 얘기 몇 가지 해주고 때웠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분들이 분명히 다른데 가서 또 라떼 시전하면서 내가 해준 얘기갖고 또 이빨 깔게 뻔한데 이게 부정확한 얘기가 되면 내가 가짜뉴스 퍼트린 게 되는 거다. 그래서 팩트체크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불어 우리학교와 대한민국의 관계도 좀 정리하고. 빅마우스들도 이런 면에서 쓸모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정리를 해보면 1893년 허스트감독이 주도하여 설립허가를 의회로부터 받았다. 웨슬리가 미국에 애즈베리 감독 등 파송한게 1765년 경이니 감리교가 미국에 자리잡은지 한 백 년이 되어 대학원 중심의 종합대학이 열매를 맺게 된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이 당시의 진보주의 사회개혁운동 progressive social movement의 배경에서 이루어진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부터 약 20년간 재정적으로 준비하면서 건물과 학교시설, 교수진을 구성하였고, 1914년 드디어 대학원생들을 입학허가하였는데 이때 28명 19명이 중 5명이 여성, 1915년 처음으로 흑인학생을 박사과정에 허입하였다. 과거 흑인들이 가끔 흑인대학 아닌 대학에 입학허가한 예는 있었던 것 같다. 그에 비해 AU는 미국 대학 중에 공식적인 입학기준으로 차별금지정책을 채택한 최초의 대학이다.

개교식에 우드로우 윌슨 대통령이 참석하여 대학의 방향성에 대하여 분명하게 지적해주었고, 뉴딜 추진하면서 대학원 시내에 개설할 때 루즈벨트 참석하고 이게 School of Public Affairs로 발전하였고, 쿠반 크라이시스 때 잔 에프 케네디 왔서 중요한 대외정책 발표했었고, 오바마대통령도 한번씩 와서 연방정부의 중요한 정책에 대한 선언을 했었다.

대한민국과는 이승만대통령이 39년에 하와이에서 디씨로 활동의 근거지를 옮기는데 미국의 입장에서도 한반도에 대한 여러 가지 시나리오 중에 한 인물이라 외교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였고 폴 더글라스라는 정치인이 전담마크 했었다. 이 분이 아메리칸대학에 총장으로 오면서 1943년 4월 8일 임시정부 설립을 기념하여 이승만, 서재필 등과 함께 허스트홀 옆에 제주 왕벚나무 4그루를 심고 코리안가든으로 지정하여 주었다. 벚나무의 원산지가 일본이 아니고 한국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왕벚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이때 상황을 American Eagle이라는 신문이 보도했다고 인터넷에 나오던데, American Eagle은 우리나라로 치면 교내 언론인 학보이지 신문이 아니다. 이게 11년쯤에 SIS건물도 신축하면서 대대적으로 확장공사하여서 현재의 코리안가든이 되었다. 내가 듣기로 노무현 대통령도 스미소니언박물관에 한국전시관하고 이 코리안가든 조성에 상당액의 기금 출연하도록 했다고 한다.

1993년 김영삼 대통령 방문하여서 명예박사학위 수여하였고 강당에서 연설도 하였다. 그 영상이 지금도 남아있다. https://www.c-span.org/video/?52469-1/events-south-korea

이 대학이 졸업생이 적어서 한국에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워싱턴디씨에 파견된 공무원이나 지상사 직원들은 다 아는게 외교가인 매쓰애버뉴 끝에 자리잡고 있고 대사관 관저가 바로 붙어 있어서 송년회나 관저행사할 때 한번 가보게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학교의 특징이라면 역시 감리교 미션스쿨이라는 점, 바로 옆에 Wesleyan Theological Seminary가 붙어 있고 가장 모범적인 기독교인인 잔 웨슬리의 동상이 서있다. 감리교 4대 기둥이 성서, 전통, 성령, 이성이다보니 신학교와 대학이 같이 붙어 있다는 것은 진보적 사회개혁이라는 이상을 잘 표현하는 것같다.

미션스쿨이지만 정신적인 차원에 있어 자기탐구에 있어서도 기독교뿐 아니라 다양한 종교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서 캠퍼스 한 가운데에 있는 Spiritual Center에서 다양한 예술활동과 공연, 종교활동들이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윌슨 대통령류의 progressive movement의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진보적인 가치를 내재화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였고 그 중에 중요한 가치 하나가 sustainability이고 이를 캠퍼스 공간에 구현하였다. 캠퍼스 전체를 arboretum으로 구조화하였고 국제적으로 공식적으로 인정받아서 캠퍼스 공간이 수목원으로서의 지위를 갖고 있다. 이거 earth day, beutification week 이런 행사하면서 신경 많이 쓰는데 모르면 그냥 넘어가지만 주의깊게 살펴보면 굉장히 다양하고 색다른 수목들 잘 관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종합적으로 말해서 이 대학은 여러가지 면에서 역사적으로 미국의 자유주의 이념의 구현을 위한 교육기관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말할 수 있다. 다양성, 포용, 이성, 자율 이런 가치를 옹호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학교에 졸업생들은 실비만 내면 한 과목 청강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는데, 나중에 은퇴한 다음에 근처에 살면서 청강하고, public lecture 듣고, 도서관에서 책 빌려읽고, Katzen Art Center에서 전시회 보면서 살면 좋을 것같다.

https://www.american.edu/about/history.cfm 학교 홈페이지에 나온 교사

https://auomeka.wrlc.org/exhibits/show/american-university-history 학교도서관에서 만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