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영화읽기

Everything Must Go

 

Everything Must Go 7/10

연극적 요소가 많은 드라마형식의 영화를 좋아하는데 이 영화의 연출을 그런식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는 알코올 중독 외에 뭔가에 중독되어 있는 현대인의 모습에 대하여 모든 것은 언젠가 떠나야 한다는 것이라는 상기시켜준다. 떠나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억지로 갖고 있으려하는 욕구때문에 중독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모든 것은 떠나야 하는 것이라는 점을 받아들일 때 새로운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성현의 말씀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Advertisements

늑대아이

10/10

이 놀라운 이야기는 신화와 미시사를 절묘하게 배열하고 엮어서 다층적이고도 다원적인 의미를 구성하였다. 이야기의 전개와 에피소드, 상징적인 사건들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마스터피스를 만들었다.

이야기의 주제이자 가장 중요한 이야기의 흐름은 많은 사람들이 보았듯이 어머니 “하나” 일대기이다. 순진하고 연약한 여대생이 그 모진 과정을 거쳐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아무것도 모르는 두 아이들을 키워내고 결국 각자의 인생으로 떠나보내는 과정에서 느끼는 희노애락은 정말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신비로움이다. 아들 아메가 결국 자신의 소명을 위해 떠나야 할 때 “난 아직 너에게 해준 것도 없는데”라는 하나의 말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신의 소명을 받아 떠나는 아들을 보내는 성모의 거룩한 희생이 모든 어머니에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숲속에 있는 곰과 곰새끼들의 모습들에서 보이듯 모든 생명의 어미니에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웃을 수 없는 억압에서 벗어나 드디어 웃음을 되찾는 모습의 변화, 꿈 속의 코스모스가 드디어 만개하는 모습, 뭉개구름이 점점 커져가는 모습 속에 “하나”가 진정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원자화되고 파편화된 도시에서 공동체적인 삶이 있는 농촌으로 이주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일본사람들의 세계관이기도 하고 보편적인 생각이기도 하다.

동시에 유키와 아메의 성장의 이야기가 신화적 원형으로 함께 전개된다.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신성이자 이질성을 감추고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기로 한 인간과, 신성을 쫓아 어머니를 떠나기로 결정한 영웅의 이야기가 신화적인 구성으로 제시된다. 여기에도 많은 상징과 의미가 있지만 많은 내용들은 결국 어머니와의 관계이다. 엄마가 만들어준 원피스 너무 예쁘다.

개인적으로 아이들이 태어나고 크고 유치원가고 국민학교 가고 하는 모습, 아이들이 조금씩 커가는 보면 애들 생각이 나서 보고 싶어 참을 수가 없다.  아기자기한 농촌에서의 삶도 진짜 저렇다면 도시의 삶은 당장 정리해도 될 것같다. 아이들을 결국 세상에 보내야 한다는  부모의 숙명에 순응하는 것도 자연의 순리와 합일되는 인간상이겠다. 다만, 나는 사냥감 잡아서 먹을 것 갖다주는 역할이나 잘 해야 하는 사냥개에 불과하다.

좀더 심층적으로 들어가보면 기실 이 이야기는 엄마가 딸에게 전해주고 딸이 이것을 재구성한 이야기이다. 아버지가 어떤 사건으로 세상을 떠나고 – 또는 자신들을 버리고 -, 자신의 운명을 찾아 나간 아들을 떠나보낸 엄마와 누나가 여성들만이 가질 수 있는 상상력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만들어낸 이야기이다. 자신들의 내면의 감정과 무의식이 투사되고 전이되어 형성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싱글맘으로서 살아온 그 모든 어려움을, 이 사실을 숨기고 싶어하는 딸과 함께 이야기를 통해 극복하고 살아갈 힘을 얻어낸 이야기이다. 사실 이러한 내용은 슈헤이의 이야기 속에 강하게 암시되어 있다.

영화에서 존재하는 전형을 조금 더 비틀었다면 어떤 의미가 구성될 수 있을까 궁금하다. 원령공주처럼 딸인 유키가 소극적이고 약한 모습에서 자신의 운명을 쫓아 산으로 들어갔다면 어땠을까.

Iron Giant

오랜만에 Ten out of Ten, 10/10 영화, 이런 명작을 제대로 안 보고 처박아 놓았다니, 나는 정말 개다….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8/10

외세에 의해 강요된 대립에 의해서 형제가 총을 겨누고 서로를 죽여야 했던 불쌍한 민족이 우리 말고 또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외세에 의해 강요되는 형제의 대결, 충돌을 경험한 정파들의 끊임없는 분열과 대립, 역사의 힘 앞에서 굴복하는 개인들, 대의를 위해 희생할 수밖에 없는 삶과 죽음이 복사한 듯이 펼쳐지는 드라마가 마치 공중파 대하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피할 수 없는, 없다고 할 수 없는 드라마가 지구 반대편에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안타깝다. 

Cloudy with a Chance of Meatballs 2

Cloudy with a Chance of Meatballs 2 9/10

세상에는 다양한 지식인들이 있다. 자본의 이익을 위해 모든 대상을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Chester V, 유아적인 상상과 인정을 위해 자신의 창의력을 쏟는 Flint, 생존과 안전을 위해 돈의 노예의 노예로서 사는 삶인 Barb까지. 이들은 모두 대상과 과학활동을 도구로 이용하는 사람들이다. 진정한 과학자는 대상인 foodimals와 공감하고 소통하며 새로운 관계를 창조해내고, 따뜻한 눈과 감정이입으로 실재를 보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Sam이 여성이라는 점은 진정한 과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여성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Late Quartet

Late Quartet

예측가능한 전개로 7/10. 제2바이올리니스트의 진정한 사랑은 하룻밤을 같이 한 무희라고 봐야 할 것같다. 어디까지나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그의 진실된 성장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중주의 구성원들과 그의 아내는 협력이라고 할 수는 있을지언정 사랑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무희는 그와 함께 연주를 할 능력은 없으나 그를 있는 그대로 존경하고 그의 잠재력을 이끌어준다. 와이프가 자신의 삶과 quartet의 유지를 위해 그를 억압한 것에 비하여 비루해 보이는 여인은 그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하고 있다. 마지막 4악장을 마치고 그가 두려움을 버리고 과감히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다.

클래식

클래식

한반도에서 사는 남자들은 세계적인 이념적 대충돌과 이에 봉사하는 국가와 사회구조적 힘 앞에 점차 부서지는 일생을 살아야 한다. 지주, 자본가, 아버지, 국가에게 얻어맞고 빼앗기고 끌려가야 할 뿐 아니라 더러운 모습 봐도 못본 척 눈을 감아 스스로 실명하는 자살까지도 감행해야 한다. 클래식은 남자들의 영원한 로망인 소나기의 추억에서 점점 이 힘에 굴복하는 남자들의 슬픔을 위로해주는 영화이다. 최소한 우리 아들은 나의 사랑을 완성하지 않았는가! 장하다 우리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