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독교를 3분하면 evangelicals, mainstream, liberals가 신학적인 가정에 의해 구분된다면, 한국의 경우 보수와 진보는 민주화 운동에 적극 참여하는가의 여부 구분된다고 본다. 주된 정체성의 핵심이 미국의 경우 신학적인 가정, 한국의 경우 지배권력에 저항하느냐, 순응 또는 협력하느냐에 있어 왔다고 본다. 그래서 사실 evangelicals를 복음주의로 번역하여 사용하면 한국에서 ‘복음주의’라는 단어가 사용되온 사회적 의미와 미국의 현실과 괴리가 있기 때문에 개념에 혼동이 오게 된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복음주의를 내세우는 그룹은 미국의 mainstream의 신학적 태도에 가까운 것으로 본다. 그리고 fundamentalism은 evangelicalism으로 이미 대치되었기 때문에 근본주의라는 단어도 적절하지 못한 것같다. 그러면 어떤 용어가 좋을지는 계속 토의할 문제이겠다. 다만 ‘복음주의’라는 말이 가진 뉘앙스 중에 evangelicals에 해당하지 않는 의미가 많다는 사실만 기억하자.
파시즘이라는 용어도 다양한 층위의 의미가 존재함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치운동이라는 요소가 분명하고, 정권에 의한 동원이라는 측면도 중요한 개념요소라고 보는데, 그런 단계에 접어들기 전에 원형태로 이념에 머물러 있는 단계 proto-facism이 존재하며 그 단계에서 어떤 belief system이 개념요소로 구성될 수 있다.
Evangelicals이 proto-facism의 현상과 연관되는가는 그들의 주장보다는 그 주장이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가 더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 다른 모든 사회현상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작용은 그 주장하는 사람이 어떤 인식을 하고 있는가, 혹은 어떤 말을 했는가보다는 그 말이나 행동이 어떤 사회적 의미를 띄는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Evangelicals이 정치적 의미를 갖는 주장과 행동을 할 때 어떤 파급효과를 갖고, 그것이 공적인 영역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가를 검토할 때 그 정치적 의미를 찾을 수 있고, 그것이 proto-facism이다, 아니다, 혹은 관계없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 아직도 상당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근본주의자들이 Facists의 성격을 갖는다고 주장하는 것이 JC481.H38 2007 American Facists: The Christian Right and the War on America이다. 저자는 저널리스트이자 성직자이다. 여기서 주된 검토의 대상, 이스라엘은 무조건 하나님의 백성이므로 로켓으로 팔레스타인을 공격해야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Facists라기 보다는 정신병자들이라고 봐야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런데 이런 정신이상자들말고 대도시에서 좀더 합리적으로 교회를 경영하고 있는 중산층 교회 지도자들, 그리고 이들에게 정치활동에 이념적 근거를 준 프란시스 쉐퍼, 이런 사람들을 파시스트나 proto-facists 파시스트협력자들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 일인가에 대해서 질문할 수 있겠다. 좀 지나친 비난이 아닌가 하는 질문이다.
이렇다라고 설득력있게 말하기 위해서는 주장의 내용보다는 사회적 의미를 검토해야하기 때문에 굉장히 깊이있는 논의를 해야할 것이므로 여기선 할 수 없다. 다만 직관적인 결론으로는 미국, 한국의 보수 기독교는 파시즘과 매우 친화적일 수 있다는 주장이 가능하다고 본다. 역사적으로 파시즘 운동에서 종교의 역할이 크다라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미국, 한국 기독교는 자신들의 응집력을 높이기 위해 어떤 소수자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모습을 갖고 있다. 그리고 정치권력을 지향하여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도 보인다. 민주주의 정치체제와 민주주의 가치,공적인 영역에서 pluralism을 지켜야한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를 부정하는 주장을 조직적으로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이런 모습에 대해 가만히 있을 수 없고 proto-facists적인 측면을 경고하는 것은, 진지한 기독교 과학자가 교회에서 말도 안되는 주장을 과학이라는 말로 포장해서 말할 때 이것을 사이비라고 지적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당신과 가는 길 Christus Lux Mea 